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지만, 

수만, 수백만년, 그 역사 속의 찰라에서 한 사람의 일생을 돌이켜 본다.

패업을 이룬 이나, 역사에 이름 한줄 남기지 못한 이나, 

유구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때론 한순간 반짝거림 조차도 아닌, 짧고도 덧없는 것이 사람의 일생이다.

역사가 나를 기록하고, 기억한다면, 그 순간 순간의 내가 어떤 인물일지 살펴봄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매일 세운 뜻을 스스로 꺽고, 소신을 저버리는 일을 반복하고 있지는 않은가.

간신과 척신을 비난하고, 친일 인사들을 매국노라 욕하고 배척하면서도, 

역사의 찰라를 살아간다는 관점에서 내가 내린 결정과 그에 따른 행동들이, 

그들의 그것만 하지 못하다는 자각을 해본 적  있는가.

스스로에 대한 작은 약속들조차 지키지 못하는 내가, 

국가 이전에, 친구를 배반하지 않고, 가족을 저버리지 않는다 자신할 수 있는가.


남의 눈에 보여지는 모습을 의식해 행동을 결정하며 살자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를 역사에 비추어 바라보는 시각을 가질 수 있는 자, 

자기 자신조차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타인에 분노를 돌리기 이전에 자신을 꾸짖을 수 있다 믿기에, 

짧은 인생 중에서도, 역사를 거울삼아, 

찰라의 그것이 아닌 일생을 아우르는 풍성함을 쫓자 발의하는 것이다.


창과 칼보다 잔혹한 돈과 시스템의 전쟁이, 

유래없는 빈도로 매일매일 일어나고 있는 현세는, 

 형을 달리하지만, 분명 난세다.

민주주의를 표방하지만, 

그 이면에 선의를 가장한 폭력이 난무하고, 

원시적인 불합리가 더욱 교묘한 형태로 상재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역사속 자신을 자각하는 성찰이야말로 

평범(!)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가장 요긴한 무기들 중 하나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