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3 화요일

 

[1]

출근 전날이다. 싱가폴에 와서 일주일,, 정리해 본다.

 

우선, NTU 방문하여 강교수님과 김선배님을 만나 뵈었고, 잠시 싱가폴을 방문하여 연구를 하고 계시던 MSU 권선배님도 뵈었다. 반가웠던 만남. 거처로 돌아와서는, 잠시 미뤄두기로 결정했던 금융 박사과정에 대한 욕구와 리서치에의 친숙함을 다시금 이성 한켠에 꾸역꾸역 갈무리해 두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교수님께서 지적해 주신 현실의 벽들,, 내게는 목표가 되어 피를 끓게 했다. 감사했다. 돈이니 명예니 하는 것들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 명목적으로 다시금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남은 일은 내가 선택을 지름길로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몸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아침 저녁으로 10km 뛰고 웨이트 리프팅을 했다. 어제는 로컬 축구팀에 가입하여 게임을 뛰었다. 대략의 업무 파악이 끝나면, 운동 계획을 포함한 라이프 사이클을 조율하고, 습관 세팅에 착수한다.

 

[2]

나는 가수다 출연한 임재범씨를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50세의 , 어른을 드러내지 말자고. 어른처럼 복식하거나, 어른처럼 말하고 행동하거나 하지 말자고. 그렇게 나이 뒤에 숨지 말자고 생각했다. 당당함과 자유로움이 보기 좋았다.

 

[3]

료마가 간다 6권을 마무리했다.

 

 

1 5 수요일

 

출근 이틀째. 업무환경이 기대했던 이상으로 유연하고 자유롭다. 특히 ISS 경우는 MSCI Barra Riskmetrics와는 달리 내가 누릴 있는 재량이 상당한 하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중심을 유지해야 필요성을 느낀다.

 

 

1 8 일요일

 

예전에 방과장님께서,,, 내가 일에 몰두해 있을 때는 말을 붙이는 것조차 조심스러울 정도로, 일종의 살기를 느낀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유쾌함이 결여된 진지함과 그를 넘어선 비장함은, 종종 의도와는 달리 호소력을 저감시키기조차 한다. 내가 뿜어내는 상대가 받아주지 못하면 이는 긴장감의 증폭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2012.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때론 허술하고 애교있는 사람을 목표로 한다.

 

 

1 12 목요일

 

<생각의 단편,,>

"내가 하루를 편하게 보내면, 세계 경제의 정상화 또한 그만큼 늦어진다. 하루 한시간도 헛되이 보낼 없다."

물론, 서두른다고 일이 아니고, 성취를 이루기도 전에 죽을 수도 있다. 하지만상관없다. 뜻한 , 옳다고 믿는 바를 행하기 위해 오늘을 뿐이고, 내가 전면에 나서기 이전에 당면 문제들이 해결되어, 나의 모든 노력들이 무용지물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와 같은 이가 주목받지 않는 세상이 좋은 세상이다.

 

<,, 사부님>

'친구나의 육신이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더라도그리고 따로 약속을 하지 않더라도나의 뜻과 의지를 살아 것을 믿고, 그래서 실패 혹은 죽음 따위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을 지속할 있게 해주는 .' 

 

살면서, 밥을 같이 먹고 시간을 같이 보내는 이를 친구로 여긴 적이 없다. 성격, 나이 등의 요소들 보다는, 열정을 공유하고, 가슴을 나누며 함께 일을 있는 이를 벗으로 여기고 사귀어왔다학부 시절에는 태종이, 한국의 대학원에서는 - 감히 칭하건데 - 사부님이 있었다. 사부님께서 어찌 생각하시는지와는 상관없이 내게는 그랬다.

 

역시 벗들에게 그와 같은 존재이고자 한다. 그래서 하루도 수련을 게을리 없다. 늦어도 10 안에는 사부님의 역할을 수행할 있는 역량을 갖추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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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 료마는 천하를 지붕으로 삼고 살았다. 역시 그렇게 살고자 했고, 살아 왔던, 황선우가 집을 가진다?

 

 

1 14 토요일

 

드디어 아이폰4S 구매했다. 꼬박 4일을 오전 오후로 Epicenter 들러서 재고 확인을 끝에 오늘, 토요일 오후에서야 하나 남은 물량을 확보할 있었다. 출국 , 동완군이 선물해준 아이폰 케이스가 아니었다면 이런 노력까지 들여가며 아이폰4S 구매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동완, 쌩유!!

 

 

1 15 일요일

 

싱가폴에 온지 2주가 되었다싱가폴은 미국보다도 오히려 인종적, 문화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이전에는 접해 기회가 없었던 삶의 방식들, 새로운 시각들문제 의식들을 경험한다감사하다.

  

<1>

돈을 버는 사람이 되었다. 금융권의 특성상, 어린 나이에 많은 돈을 버는 사람들과 일한다. 이들은 대체로 자신이 받는 보수에 만족하지 못하며, 씀씀이가 크고, 지출의 대상이 자신이며, 저축은 그다지 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 산업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 고용, 실업 등의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그러나, 수입의 규모와는 별개로 쓰임에 대한 원칙은 있는 것이 좋다는 생각은 든다. 예를 들면, "지출해야 곳에는 반드시 지출하며, 지출하지 않아도 곳에는 절대 지출하지 않는다." '절대'라는 표현을 썼지만 유연함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정한 수준의 여유를 누리는 것은나는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필요한 일이라고 본다. 하지만, 유연함과 원칙없음은 다르다. 원칙없는 지출은 스스로 자신의 삶의 가치를 파괴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2>

보수를 받는 사람이 되었다. 책임을 갖게 것은 좋다. 회사와 Client 대한 1차적인 책임, 그리고 도모하고자 하는 - 개인적으로는 보다 중요한 - 사회와 세상에 대한 책임. 하지만 동시에, 당연하게도 보수의 대가로 주어지는 부자유스러움과 비효율을 감내해야 하고무엇보다 박사과정 진학과 연구를 미뤄두어야 하는, 일견 본질에서 멀어진 보이는 현실과 그에 따른 불안을 감수해야 한다. 논문 출판이 결정되고, 바랬던 길이 더욱 가깝게 보이게 되니, 안타까움이 짙다.

 

 

1 25 수요일

 

[1]

입장료가 10만원이 넘는 카지노 멤버십 클럽에 가서 양주를 병째로 마시고, 라이브 까페에서 잔에 2만원짜리 맥주를 연거푸 들이켜 댄다. 뜻을 함께하는 , 전우와 함께라면 한잔을 앞에 두고서도 취할 있는 법이거늘. 술은 있는데 풍류가 없다.

 

[2]

초등학교 2학년 아버지께서 5권의 만화책(빠삐용,’ ‘용소야,’ ‘검은 날개 ) 사주신 이후로 만화방에 가면 읽은 책이 없을 정도로 많은 만화책들을 읽었다. 그런데, 한국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유통 만화책들의 상당수가 일본 작품들이었기에, 역시 많이 읽게 되었는데, 멋진남자 김태랑,’ ‘침묵의 함대,’ ‘대형 나의 유년기에 크게 영감을 주었던 만화책들이 몇몇 있었다

 

읽을 당시에는 알지 못했지만, 뛰어난 작품성 이면에 무언가 공통적으로 내재된 남성상, 세계관 등이 존재함을 느꼈었는데, 최근 사상적 본류를 알게 되었다.

 

사카모토 료마

 

시바 료타료 씨에 의해 1962년에서 1966 사이에 그의 전기가 집필되었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전기에서 평생의 지침서로 삼아왔다는 말에 나도 지난 달에 걸쳐 읽어보았다. 그곳에 김태랑(멋진남자 김태랑) 있었고, 가이에다(침묵의 함대) 있었고 대형이 있었다

 

서양 열강들의 개국 압박을 겪고 있던 19세기 중반, 한중일 3 쇄국으로 일관했던 한국, 중국과는 달리, 일본에는 메이지유신을 이끌어 사카모토 료마가 있었다. 그리고 리더십의 차이가 향후 3국의 100 역사를 바꿔놓았다.

 

구체적으로는 차차 다시 정리하겠지만, 어릴적 보물상자를 발견한 것만큼이나 기쁘고 설레였다

 

 

1 30 월요일

 

싱가폴에 와서 만난 사람들,, 익숙한 주제들 - 세계 경제 전반의 흐름과 전망 공감대를 형성하고 장시간 대화가 이어진다. 익숙하지 않은 경험이다. 한국 경제 언론들의 전문성 부족과 자체 검열의 탓도 크다는 생각이었다. 속상한 일이지만, 해외 경제 언론들이 연일 보도해대는 주요 이슈들을 한국 경제 언론들은 보도하지 않거나, 보도하지 못한다. 이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는 적어도 그와 같은 공론에 대한 인식의 공백은 크지 않았다. 물론, 책임감을 느끼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기느냐는 다른 문제이다. 그와 같은 이는 아직 만나지 못했다.

 

아직 친구들 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탓에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여하지는 못하고 있다. 듣는 것보다 많이 말해서는 된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스스로를 어필해야 필요성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