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3 16

 

1) 어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과실자 훈련을 받았다. 정영수 소대장님이 나왔는데

 

동안 걸렸었던 동기들 말에 이번이 최고의 강도였다고 한다.

 

PT 체조 300, 앉아 쪼그려 뛰기 200회를 하고 선착순 10바퀴를 돌았다.

 

나는 1차에 1등을 해서 한바퀴만 뛰었지만 숨쉬기도 곤란해 하는 동기도 있었다.

 

달리기와 체력은 만땅이다.

 

석별과업 실시한 집총체조에서도 그랬다.

 

그리고 기합이 중요하다.

 

힘을 넣고 목소리를 크게 할수록 힘들기 보다는 더욱 에너지가 나왔다.

 

 

2003 3 17

 

6주차 첫날 아침이 밝았다. 보슬보슬 주말부터 쉬지 않고 비가 내리고는 있지만

 

상쾌한 아침이다. 어젯밤에는 다과회도 했고 마지막 7 불침번 근무를 서면서

 

철민이와 꽁쳐둔 자유시간과 몽쉘통통을 까먹었다. 더군다나 어제 저녁 다과회서는

 

대식이가 피자빵과 팥빵, 음료수를 1개씩 주어서

 

포만감에 늘어진 군기빠진 해병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내일 모레 교육사열, 다시 이틀 수료식. 뒤의 생활은 어떨지 모르지만

 

있는 환경이었으면 좋겠다. 너무 오래 쉬었다.

 

기본을 쌓을 있는 2년을 준비하는데 쵸코파이니 빵이니 하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한 사항이 아니다.

 

 

2003 3 18

 

1) 상륙 돌격형 머리로 이발을 했다. 30초도 걸려서 잘렸는데

 

동기들의 모습을 보고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새로운 경량 군화도

 

지급받고 정모도 받았다. 어제는 짝대기 하나 이병 계급장을 받아 밤새 꿰매고.

 

어쨎든 교육사열을 하루 앞두고 이러한 어수선함과 설레임은 그다지 나쁘지만은

 

않은 느낌의 것이다. 이제는 황이병 이로구나..

 

2) 그제는 옆의 동기가 내피를 잃어버려서 나의 내피를 입으라고 빌려주었다.

 

내복도 빨아 널은 탓에 c/s복만을 입고 있었는데 손에 감각을 느끼지 못하게

 

정도의 거센 바람과 비가 쏟아붓기 시작하는 가운데 4시간여 총검술, 집총체조

 

과업은 나의 몸을 얼어붙게 했다.

 

하지만 춥지 않다는 생각과 "가장 목소리" - 기합은 나의 몸이 이상

 

차가워지는 것을 막아주었다.

 

어제 버려진 내피를 하나 구해다가 가져다 주었는데 빨아서 지금은 입고 있다.

 

삶이란 뜨거운 것이다. 생각하기에 따라, 의지의 정도에 따라

 

차가운 것이 뜨거운 것이 되고 더운 것이 시원한 것이 되기도 한다.

 

나의 또한 그러하리라..

 

 

2003 3 19

 

1) 어제 석식 잔디 작업을 하면서 정빈이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지닌 강한 친구다. 그리고 아주 구체적인 이상과

 

프로페셔널러티를 갖추고 있었다. 그것 내가 고스란히 받아주겠다.

 

 

2003 3 20

 

1) 수료를 하루 앞두었다. 오지 않을 같던 그날이 왔다.

 

하지만 이제 겨우 시작일 .. 싱싱한 해병 이병들의 출고일이다.

 

2) 어제의 교육사열은 재밌었다. 완벽하게 오와열을 맞추고

 

도수시/집총시 제식훈련 시범을 보였다. 1중대에선 우리 2소대가 뽑혔는데

 

그간 연습한 가장 나은 퍼포먼스를 구현했다. 나는 앞줄 기준열에 있었다.

 

무궁화 세개 교육연대장과 눈과 미소를 맞추며 도수체조와 이동간 제식훈련을 했는데

 

좋은 느낌이었다. 마무리까지 멋지게 담당이었던 김민석 교관님께

 

농담도 곁들여 칭찬을 들었다.

 

내심 걸렸으면 하고 바라는 친구들도 많았지만 다들 흐뭇했을 것이다.

 

6주간을 보여주는 행사, 우리들의 축제가 아니던가.. Good Day~~

 

3) 어제 저녁 군생활 동안 모든 피복을 지급 받았다. 팬티부터 양말, 인식표까지.

 

이제 이라크에 파병간다고 해도 시체 찾을 걱정은 덜었다.

 

같이 받은 사복 가방에 하나하나 챙겨넣으니 짐싸서 떠날 준비하는 분위기였다.

 

상근 녀석들은 바로 집으로 가겠군.

 

4) 며칠 복무 단축 소식을 들었다. 우리도 1개월 x 정도 혜택을 받는다고 한다.

 

일단 2005 1학기 복학은 가능해졌는데 반가워 해야 하는 건지..

 

실무에 가봐야 알겠지만 계획을 세워 봐야겠다.

 

 

2003 3 21

 

1) 아하 21.. 오늘이 '아기다리 고기다리' 수료식 날이로구나.

 

숫자를 드디어 적었다. 의식하지 못한채.. 실제로 조금전 수료식을 했다.

 

의장대와 군악대, 교육단장(해병 준장)까지 참여한 거창한 행사였다.

 

정복에 정모를 입고, 소대장님, 교관님들은 칼까지 들었다.

 

이제 내일이면 끝이다. 정든 동기들과의 헤어짐.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롭게 기다리고 있는 것과 또다른 즐김을 이어갈 뿐이다.

 

2) 조금전 입소식 제출했던 시계를 돌려받았다. 현재시간 15:26:05.

 

입대 이틀전 부산역 지하상가에서 윤정이 누나와 시계를 구입하던 기억이 나는구나.

 

이렇듯 추억할 있는 것들 사이엔 항상 시작과 끝이 존재한다.

 

그러기에 과정 하나 하나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가운데 삶은 아름답다.

 

3) 입대하던

 

부대 강당 노란 줄은 얼떨결에 뛰어넘었을 눈물을 참으려 입술을 깨문

 

동기들의 얼굴을 처음 보았다.

 

생전 처음으로 아버지의 붉어진 눈시울을 확인한 나의 또한 안으로 물방울을 머금었다.

 

그대로 들어가길 바랬는데 뒤돌아 손을 흔들라고 했을

 

묵직하게 가슴을 눌러온 뭉클함은 제법 것이었다.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 사랑.

 

순간 같이 있지 않았더라면 돌아가실 때야 깨닫고선

 

가슴을 치며 애달아 했을지도 모르겠다.

 

"가볍지만 가볍지 않게,, 무겁지만 무겁지 않게.. "

 

4) 이혁이의 친구

 

오늘 이혁이의 친구를 만났다.

 

떠나기 저날 저녁 어쩌면 알지 못하고 사라졌을 접촉이다.

 

김우정, 불과 1 이미 스스로를 '어른'이상으로 도도하게 무장했던

 

당시 안양고 1학년 6 반장 권이혁.

 

녀석의 친구. 흥미롭다.